짠순이는 당당하게 뻔뻔하다.
많은 사람들이 거지같이 사느니 멋지고 폼나게 살고자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인지라 우리시대에 짠순이로 살아간다는 것은 큰 모험일 수도 있다. 이글을 읽는 사람들이야 다들 공감하고 체험을 통해 아시는 분들이라 그렇게 어리석은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은 없으실 테지만 말이다.
나는 결혼10년차 주부로, IMF터지던 때 결혼해서 신혼여행 갔다 오니까 상전벽해보다 더 심하게 세상이 변해있던 한 많은 시기를 온몸으로 겪어내야 했던 30대 후반의 두 아이의 엄마이다. 결혼 초 어쩔 수 없이 짠순이로 살아가지 않으면 살 수 없었던 하수상한 시절에 덤으로 가난한 집 장남의 아내의 역할로 인생의 2막을 시작했다. 시부모님 1000만원, 신랑 번돈 1000만원, 내가 500 보태고, 1500 대출받아 4000만원짜리 다세대주택에서 시작해서 이제 머지않아 6억대아파트에 입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멋지고 당당한 자칭 타칭 이쁜 짠순이 아줌마다.
우리는 맞벌이 부부이고, 각자 200~250쯤 번다. 버는 게 션찮죠?? 제 욕심에는요. ㅠ.ㅠ
제가 사는 방법 10가지 대공개
첫째, 큰 인생의 목표를 세우기--‘가족의 건강과 행복, 아이들 공부 잘하기, 부자 되어 꿈질 안하는 삶(대출) 살기’
둘째, 1년 단위로 인생의 목표를 세우기--올해는 3000모으기, 작년엔 다이어트(10k감량 성공) 등등. 세우면 꼭 이룬다. 아자아자 화이팅
셋째, 신랑 번 돈은 무조건 저축하고, 내가 번 돈으로 생활하고 남으면 그것도 저축하기--처음에는 좀 힘들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적금은 복리이자를 주는 저축은행에 하고, 쓰고 남은 돈은 MMF통장에 보관하고( 혹시 모르는 지출에 대비해 적금 안 깰려고), 모아서 큰 돈 되면 부동산 사놓고^^
넷째, 무조건 안 쓰면 무슨 재미로사나, 먹을 건 먹고 쓸건 쓴다. 대신 가계부를 쓰면서 지출내용을 일일단위로 항상 체크하기-- 그리고 월 생활비 30~40만원 내로 살아가려고 무진장 노력한다. 안될 때가 많지만 그렇게 해 보려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한다. 그러니까 생활비가 점점 줄어들더라. 김치도 손수 담그고, 저렴할 때 저장식품들 마련해 놓고... 외식은 줄여야지. 하지만 애들 좋아하는 짜장면은 2000원짜리로 좀 사주고, 치킨도 5500원짜리로 사먹고.. 아무리 짠순이라도 가족의 즐거움을 다 빼앗으면서 지독하게 살면 궁상맞아서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
다섯째, 집안 정리정돈을 잘하기 - 일본에 가서 보니까 일본여자들은 정리정돈도 잘하고 참 예쁘고 귀엽고 앙증맞은 것으로 깨끗하게 살림을 사는 것 같아 내 삶을 반성 많이 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집안을 정리해 보니 내가 모르던 것들이 구석구석 많이 숨어있었다 그런 것들을 찾아 차곡차곡 눈에 띄게 정리해 놓으니 사야할 품목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특히 냉장고 정리를 해 보니 일주일 동안 마트에 안가도 먹을 만큼 충분했다.
여섯째, 이마트나 롯데마트를 안가고 동네 할인마트나 난전, 아파트장터 이용해 조금씩 시장보기 --이마트 가서 할인하는 거 싼 맛에 하나둘씩 사게 되면 10만원 넘는 건 우습다. 꼭 필요한 공산품 사러갈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 대형마트에 가지 않는다. 견물생심!!! 마트만 안가도 월20~30만 원 이상 절약된다 한번 해보시라... 포인트? 그거보다 안 쓰는 게 더 절약이다.
일곱째, 신문지 속 전단지 꼼꼼히 보고 필요한 물품 따로 적어서 장봐오기
여덟째, 구질구질한 옷 절대 사절, 멋쟁이로 보여야 진짜 짠순이다.-- 옷이 날개다. 어떻게 입고 꾸몄느냐에 따라 내기분도 달라지고 남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도 다르다. 따라서 짠순이 노릇한다고 구질구질하게 옷을 입고 다니면 안 된다. 다이어트로 살을 쫘악 빼면 생각보다 싸고 좋은 옷을 무지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최소 50%세일할 때 쯤 옷을 사러 가는데, 주로 봄은 5~6월, 여름은 8월, 가을은 11월, 겨울은 1월 중순~2월에 가면 된다. 옷들이 다 1달에서 1달 반 정도 계절보다 먼저 출시되기 때문에 그때부터 할인판매를 하는데 계절 마지막이 제일 저렴하다. 그때를 놓치면 옷 사기는 좀 어렵다. 그리고 55사이즈는 재고가 항상 참 많다.(우리가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옷은 백화점에 누워있는 옷과 시장이나 인터넷의 옷을 섞어 입어야 초라하지 않으면서도 유행에 맞고 저렴하게 멋쟁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람은 폼나게 살아야지 않겠나. 그리고 싸다고 허접한 옷 마구 사들이지 않는다. 옷장이 창고도 아니고 빈티나는 거 싸다고 막사면 안 된다.
팁!! 같은 회사에 옷 잘 입는 사람이랑 친하면 안 입는 예쁜 옷을 많이 얻게 되고 옷 입는 센스 생겨서 일석이조^^
아홉째. 동네세탁소를 이용해 리폼해서 옷을 입기--. 인터넷 ‘레이스나라’나 ‘패션스타트’에 가면 예쁜 레이스나 옷감들이 많다. 그걸 구입해서 잡지책에 나오는 최신유행 컨셉으로 디자인을 구상해서 세탁소에 맡기면 5000원 정도로 멋진 옷이 한 벌 재탄생한다.
열째, 세탁기는 모아서 한번에, 안 쓰는 플러그는 당연히 빼고 절전은 기본, 48평 우리집 관리비 지난달에 11만7000원 나왔어여..ㅎㅎ
마지막 팁!! 아이들 공부 잘하게 하기- 두 아이들 교육비가 100만 원 이상 나간다. 좀 많다. 하지만 부모로서 내가 못하는 꼭 가르쳐야 할 건 당연히 해야지. 대신 아이들에게 부지런히 책을 읽어주고, 또 책도 많이 사다줘서 아이들이 책에 파묻혀 살도록 한다. 아들 책만 2000권이 넘는다. 그 책들은 할인매장에서 주로 구입하고, 깎아달라고 말을 하면 생각보다 많이 깎아준다. 아니면 덤이라도 달라고 한다. 또한 학습지 대신에 서점에서 문제집 사서 엄마랑 같이 풀고, 영어는 학원으로는 부족한건 매일 한 권씩 영어동화를 읽어주면서 부족한 것을 채워준다. 아들이 엄마 발음 이상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엄마가 읽어주는 시간을 좋아한다. 즉 내가 좀 부지런하면 꼭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아이들 공부는 관리된다.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야 부모의 인생이 즐겁고 사는 보람이 있지 아니한가!! 다른 엄마들 경쟁적으로 하는 학습지 하나도 안 해도 우리아들 1등하고 경시대회 나가서도 항상 상 타온다.
최후의 팁!! 물건을 살 때는 좋은 옷을 입고 가서 백화점에 가서라도 꼭 깎아달라고 뻔뻔하게 요구한다. 백화점도 깎아준다. 아니면 덤이라도 준다. 그래도 안 주면 말고, 말한다고 돈 들어가는 거 아니고, 그래도 한 50%는 이익이 된다. 꼭 실천해 보시라. 짠순이는 당당하게 뻔뻔하다.